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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 interest

부동산 상승론 주장했던 부동산 유튜버들이 사라지는 이유?

정부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을 수사하겠다고 발표한 후, 부동산 시장의 상승 가능성을 점쳤던 부동산 유튜버들이 연이어 방송을 중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은 정부의 이번 교란행위 특별점검이 유튜버들을 검열하는 장치가 됐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집값 오른다는 유튜브만 검열한 건가?", "이러다가 집값 내려간다는 유튜버만 남겠다", "정부의 시장 교란 기준이 부동산 상승을 말하는 건가"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독자 35만3000명의 유튜버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은 지난달 23일 방송을 종료했습니다. 그는 "항공사 기장으로 유튜브를 취미로 했는데 (유튜브 규모가) 커지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정중하게 요청을 해 고민 뒤 결정했다"고 종료 이유를 밝혔습니다. 회사와 겸업이 부담됐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부동산 관련 인플루언서를 겨냥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독자 6만여명의 유튜버 '석가머니'도 지난 5일 채널을 없앴습니다. 석가모니는 유튜브를 떠난 이유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모든 영상을 내렸습니다. 다만 친분이 있던 한 재테크 유튜버는 "(석가모니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채널이 점점 커지면서 본인의 목소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돼 부담됐다. 결국 본업에 열중하겠다며 그만두시게 됐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3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박병찬의 부동산 부자병법'은 최근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유료 멤버십은 월 12만원의 비용을 내면 유료 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박 대표는 "비공개로 실거주자들에 아파트를 알려주는 영상 서비스였는데 가입도 막고 기존 영상도 삭제할 것이다"라며 "시장 상황이 상황인 만큼 혹시 시세 교란행위에 일조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노파심에 당분간 멤버십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튜버들은 본업을 위해 유튜브를 떠난다고 설명했지만, 누리꾼들은 이들의 행보가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영역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한다는 정부의 발표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2일 시장 교란행위 대응 방안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교란행위에 대해 올해 2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의거해 합동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의심사례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고 형사입건 조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었습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특정 공인중개사의 중개의뢰를 제한·유도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부동산 유튜버 A씨는 "정부가 유튜버까지 단속하겠다고 나서면서 어디까지 정보를 공유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부동산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도 단속 대상에 걸리는 것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게 제작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구독자들은 최근 방송을 종료한 유튜버들이 대체로 부동산 상승론자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달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구독한다고 알려진 '쇼킹부동산'(구독자 36만여명), '라이트하우스'(구독자 38만여명) 등은 구독자가 늘며 활발한 방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두 채널은 '폭락 시작됐다', '지금 집 살 때 아니다'라며 부동산 하락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라이트하우스는 38만4000명, 쇼킹부동산은 36만2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업로드하는 게시물들은 대개 부동산 하락을 점치고 있는데요. 라이트하우스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들은 시종일관 '재건축 아파트 폭락 시작됐다', '부동산 폭락 시간문제다'는 등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습니다. 쇼킹부동산도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비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최근 빚어진 논란과 무관하게 이들 채널의 구독자수는 계속해 우상향하는 추이입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라이트하우스의 경우 인천 소재 공인중개사라고 들었다. 최근에는 김현미 장관 덕분에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인기가 대단한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라이트하우스나 쇼킹부동산은 보통 40~50대 주부들이 보는 채널인데, 김현미 장관이 그들과 다를 게 있는가"라며 "국토부 장관이 유튜버들의 발언에 영향을 받아 정책을 수립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부 입맛에 맞는 부동산 하락론자만 유튜브에서 살아남는 구조"라고 부연했습니다.